고양이 종합 예방 접종은 어떤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맞추는 건가요?
2017-05-12
고양이의 예방 접종은 다음 네 가지의 감염성 질병에 대한 항체를 얻기 위해 실시합니다.
- 고양이 범백혈구 감소증 (feline parvovirus infection)
-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 (felne herpesvirus infection)
- 고양이 칼리시 바이러스 감염 (feline calicivirus infection)
- 고양이 클라미디아증 (feline chlamydophilosis)
그럼 한 가지씩 알아볼까요?
고양이 범백혈구 감소증은 흔히 '범백', '고양이 파보' 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파보 바이러스 (Parvo virus)가 원인으로 개의 파보 바이러스도 같은 바이러스이지만 아종이 다르답니다. 개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파보 바이러스는 고양이에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지만, 고양이의 파보 바이러스는 개로는 전파되지 않기 때문에 고양이 보호자들이 좀 더 주의해야 합니다.
감염 경로를 살펴보면 바이러스는 분변을 통해서 배출된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감염되면 림프절 내에서 증식한 다음 소장이나 골수와 같이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로 옮겨 가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잠복기는 3-7일 정도로 처음에는 갑자기 잘 먹지 않고, 움직임도 줄어들면서 구토, 설사 증상으로 시작됩니다. 바이러스가 소장에서 증식하면서 장세포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혈액성 설사, 탈수, 식욕부진, 영양 결핍 등이 나타날 수 있구요. 하지만, 고양이에서 더 큰 문제는 바이러스에 의한 골수 억압입니다. 골수는 몸에서 적혈구와 백혈구, 그리고 혈소판을 생성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골수가 억압되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위의 세포들이 잘 생성되지 못하면서 빈혈, 면역계 이상, 지혈 장애 등이 나타나게 되지요.
개와 달리 고양이의 파보 바이러스 감염을 범백혈구 감소증 (모든 백혈구가 감소하는 질병)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외부의 적들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면역 세포들이 힘을 쓰지 못하면 가뜩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약해져 있는 장의 방어벽이 깨지게 되고 이 때문에 패혈증이나 복막염 등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질병들이 그러하듯이 파보 바이러스 감염도 치료 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수액 처치, 장에 잘 듣는 광범위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탈수를 막고, 강제 급여를 통해 영양을 공급한다면 나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생후 2-3개월의 어린 고양이에서는 사망률이 매우 높은 병이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파보 바이러스는 외부 환경에 매우 강한 편이라 차아염소산 계열의 소독제 (시판되는 락스 제픔)을 1:5-10으로 희석한 물에 5-10분 이상 소독하지 않으면 없어지지 않으며, 마른 환경에서도 6개월까지 감염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무섭답니다. 어찌 보면 예방 접종은 파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
고양이의 허피스 바이러스는 콧물이나 눈물이 공기 중에 분사되면서 옮겨집니다. 허피스 바이러스 자체는 외부 환경에 약한 편이라서 12시간 정도면 감염력이 없어지고, 일반적인 소독제로도 쉽게 없앨 수 있지만, 문제는 긴 잠복기에 있습니다. 다른 고양이로부터 감염된 어린 고양이는 2-6일의 잠복기를 거쳐 눈물, 콧물이 심해지고, 눈의 결막이 퉁퉁 붓거나 기침 등의 급성 증상이 나타납니다.
감염으로 인해서 어린 고양이가 사망하는 일은 드물지만, 식욕이 떨어진다면 탈수나 저혈당으로 위험할 수 있구요. 결막염이 아주 심하게 되면 각막을 다쳐서 실명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병의 초기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무사히 낫고 나면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경절에 숨어듭니다. 나중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다시 오면 바이러스가 증식을 시작하여 똑 같은 증상이 나타나구요. 눈물이나 콧물을 통해 바이러스를 전파시키게 되는데요. 심지어 자신은 아무런 증상도 없지만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는 고양이들도 있기 때문에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없애기란 거의 불가능하답니다.
고양이 칼리시 바이러스
고양이에서 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의 주요 증상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뉠 수 있습니다.
- 첫 번째 타입은 구강에 궤양 증상을 보이는데, 심한 경우 폐렴으로도 악화될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타입은 급성 관절염을 일으켜 다리를 저는 증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칼리시 바이러스는 허피스 바이러스에 비하면 외부 환경에서 생존력이 강한 편으로 일주일까지도 감염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차아염소산 계 소독제 (시판되는 락스 제품)를 1:32로 희석해서 담가두거나 세척 시에는 소멸 된답니다. 허피스 바이러스처럼 감염 경로는 콧물이나 눈물이 공기 중으로 분사되어서 일어납니다.
코나 입을 통해 들어온 바이러스는 얼굴 주변의 림프절에서 증식하게 되고, 일정 수 이상이 되면 증상이 나타납니다. 칼리시 바이러스도 어른 고양이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어린 고양이가 구내염으로 아파서 식욕을 잃게 되면 역시 탈수와 저혈당으로 인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어린 고양이가 갑자기 다리를 번갈아 가면서 절고 만지면 아파한다면 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칼리시 바이러스에 의한 관절염의 특징은 어제는 왼쪽 앞다리가 아팠다가 오늘은 오른쪽 앞다리가 아픈 것처럼 다리가 돌아가면서 아프구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증상은 없어지지만, 다리가 아프기 때문에 진통제 처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칼리시 바이러스 역시 급성 감염이 되면 30일 이상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한 번 앓고 나면 자신은 증상 없이 건강해진다 하더라도 2달 이상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으므로 완전히 없애기 어렵습니다.
고양이 클라미디아증
마지막으로 고양이 클라미디아증은 세균보다는 작고 바이러스보다는 다소 큰 중간 정도 단계의 감염원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클라미디아증만으로는 문제되는 경우가 없지만, 대개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과 같이 발생하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고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 고양이에서는 폐렴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클라미디아증은 항생제에 의해 치료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