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이가 났어요. 고양이도 양치질이 필요한가요?
2017-05-12
어린 고양이의 작은 유치는 보통 생후 4개월 경이 되면 영구치로 바뀌기 시작하여 생후 6개월 정도가 되면 모든 이 갈이가 끝이 납니다.
생후 4개월 경은 '시작하는 고양이'에서도 설명되어 있지만, 사회화를 위한 놀이와 학습이 활발한 시기이면서 동시에 이 갈이가 진행되므로 고양이를 처음 기르는 보호자라면 매우 당혹스러운 때이기도 합니다. 유치가 흔들리고 영구치가 잇몸에서 밀고 내려오면 잇몸이 간질간질하고 아프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물고 흔드는 행동을 많이 보이는데요.
장난이 심한 아이들은 특히 보호자의 손이나 발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말랑말랑해서 물었을 때 야생의 사냥감이랑 느낌이 비슷한데다가 장난감처럼 일정한 패턴으로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무작위로 움직이고 게다가 '아'라고 소리가 나니 점점 더 흥분하게 되지요. 사실 요 맘때의 어린 고양이들은 사고뭉치들이라 작은 악마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개나 사람과는 달리 거의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외부의 도움 없이 (별도의 치과 치료 없이) 스스로 이 갈이를 마칩니다. 앞에 나 있는 작은 6개의 앞니를 시작으로 양쪽의 송곳니가 빠지고 나면서 차례로 어금니를 갈게 됩니다. 고양이의 유치는 아주 작기 때문에 이 가는 동안에 보호자가 빠진 유치를 관찰하게 되는 일은 흔치 않구요. 심지어 이 갈이 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방 접종을 위해 내원했다가 수의사가 말해주거나 바닥에 떨어져서 마치 깨진 이처럼 보이는 어금니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어린 고양이가 갑작스럽게 입 냄새 (특히 생선 비린내 또는 고기 상한 냄새랑 비슷한 구취가 납니다)가 많이 나고 입 주변에 피가 묻어 있어서 놀라기도 하지요.
생후 6 개월쯤 되면 모든 이 갈이가 끝이 납니다. 유치는 총 26개, 영구치는 총 30개 입니다.
<참고사진: 고양이 영구치 그림>
그럼 이제 고양이의 양치질에 대해 알아볼까요?
치아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시판되는 제품들이 여럿 있는데요. 역시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은 동물 전용으로 나오는 헹굼이 필요 없는 치약과 칫솔로 하루 한번 양치질을 해 주는 것입니다. 하루에 한번이 어려우시면 1주일에 2~3번이라도...
대부분 고기 맛이 나서 치약만 급여해도 잘 먹는답니다. 이 갈이 전후로 양치질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 좋구요. 이 시기를 놓쳐서 나이가 들고 나면 반항이 심해져서 칫솔질이 쉽지 않습니다. 고양이 혀는 까끌까끌한 가시가 나 있고, 혀의 움직임이 아주 현란하기 때문에 입 안으로는 치석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또, 입안까지는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절대 양치질을 허용해 주지 않기 때문에 칫솔질은 치석이 주로 생기는 송곳니와 어금니의 바깥쪽을 목표로 합니다.
시작부터 너무 강요하면 아예 양치질을 거부하게 되니 살살 달래면서 적응시켜 주어야겠지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치약을 소량 코나 입 주변에 발라서 치약 맛에 익숙해지게 도와 줍니다.
그러고 나면 양쪽 어금니 부위에 입술을 살짝 들추고 치약을 묻혀주는 일을 다시 일주일 정도 해 줍니다.
익숙해지고 나면 작은 크기로 나온 고양이용 칫솔을 이용해서 송곳니와 어금니 부위를 잇몸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듯이 닦아 줍니다.
어릴 때부터 훈련한다면 좋아하지는 않지만, 양치질을 잘 참아주는 어른 고양이가 될 수 있답니다.
칫솔질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일회용 물티슈 형태로 나오는 치아 제품이나 젤을 묻혀서 사용하는 손가락 칫솔이 있는데요.
손가락 칫솔은 개 전용이 많아 고양이가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구요. 물티슈나 거즈를 이용할 때에는 마찰에 의해서 잇몸에서 출혈이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요즘에는 물에 타서 구취와 치석을 줄여주는 보조제나 사료와 함께 급여하면 타액을 통해 치석을 제거하는 성분이 분비되는 제품들도 있으니 이를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간식처럼 급여할 수 있는 치아 관리용 스낵류도 있지요. 하지만, 역시 제일 효과가 좋은 방법은 치약과 칫솔을 이용한 하루 한 번의 칫솔질이랍니다.
동영상 게시판에 고양이 이빨 닦아주는 방법 동영상도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