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고양이 피부 상처 치료, 근육까지 드러난 심한 상처는 어떻게 치료를 할까?
2026-10-21

고양이에게 상처가 생기면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면 자연스럽게 아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하지만 피부가 완전히 소실되어 그 아래의 근육까지 드러날 정도의 큰 피부 결손은 일반적인 상처와는 치료 방법이 다릅니다. 바로 봉합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오랜 기간 반복적인 드레싱을 통해 상처가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과정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등에서 엉덩이까지 넓은 피부가 소실된 상태로 구조되어, 약 3주간의 집중적인 창상 관리 후 성공적으로 봉합할 수 있었던 사례를 소개합니다.
피부가 소실되어 근육까지 드러난 상태로 구조된 2살 암컷 고양이는 출산한 상태에서 구조되었습니다.
당시 새끼들을 돌보고 있었지만, 등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부위에는 피부가 완전히 소실되어 아래쪽 근육이 그대로 노출될 정도의 큰 상처가 있었습니다.

구조 후 집에서 항생제를 먹이고 연고를 바르는 등 약 3주 동안 꾸준히 관리해 주셨지만 피부가 재생되지 않았고, 오히려 피부 결손의 범위가 점점 넓어졌습니다.
더 이상 가정에서의 상처 관리만으로는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입원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큰 상처를 바로 꿰매지 않은 이유
이 고양이의 상처는 단순히 피부 표면이 벗겨진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넓은 범위의 피부 자체가 소실되어 근육이 노출된 ‘전층 피부 결손(full-thickness skin defect)’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이 정도로 피부가 많이 사라지면 남아 있는 피부를 당겨와 상처를 덮어야 하는데, 당시에는 주변 피부의 여유가 거의 없어 바로 봉합하기 어려웠습니다. 무리하게 피부를 잡아당겨 봉합하면 봉합 부위에 강한 장력이 걸립니다.
이 경우 상처가 다시 벌어지거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가 괴사하는 등 오히려 회복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고양이에게는 무리해서 상처를 닫는 것보다 먼저 건강한 창상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첫 번째 치료, 손상된 조직을 제거했습니다.
먼저 마취 후 상처 주변의 회복되지 않는 조직을 제거하는 변연절제술(debridement)을 시행했습니다. 넓고 오래된 피부 결손에서는 손상되거나 괴사한 조직이 남아 있으면 세균이 증식하기 쉽고 새로운 조직이 자라나는 것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조직을 제거하고 깨끗한 창상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치료의 첫 단계였습니다.
Skin anchor를 이용한 습윤 드레싱
문제는 상처가 매우 넓다는 것이었습니다. 등에서 엉덩이에 걸친 넓은 부위의 근육이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드레싱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마취 상태에서 상처 주변에 skin anchor를 설치하여 드레싱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반복적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후 적절한 습윤 환경을 유지하면서 주기적인 드레싱을 시행했습니다.
습윤 드레싱은 상처가 지나치게 마르는 것을 막고, 노출된 조직 위로 건강한 육아조직이 형성되고 새로운 피부가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3주 동안 상처를 닫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약 3주 동안 집중적으로 드레싱을 이어갔습니다. 상처의 크기는 여전히 상당했지만, 처음 근육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던 상처 바닥에는 점차 건강한 조직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상처가 수축하고 주변 피부에도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처음에는 불가능했던 봉합을 시도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즉, 3주라는 시간은 단순히 상처가 저절로 낫기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안전하게 상처를 닫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가는 치료 과정이었습니다.
드디어 상처를 봉합할 수 있었습니다.


충분한 창상 관리 후 주변 피부의 여유가 확보되었다고 판단하여 다시 마취를 행했습니다.
처음에는 피부를 당겨올 수조차 없었던 넓은 결손 부위였지만, 이제는 주변 피부를 이용해 상처를 봉합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 후에는 봉합 부위가 벌어지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했습니다.
다행히 봉합 부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큰 문제 없이 회복하여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큰 피부 상처는 집에서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피부가 조금 벗겨진 가벼운 상처와 피부 자체가 소실된 상처는 전혀 다릅니다. 특히 피부 아래의 지방이나 근육이 보일 정도라면 단순한 소독이나 연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상처가 오래될수록 감염이나 조직 손상이 진행되고 치료 기간도 길어질 수 있습니다.
큰 상처라고 무조건 바로 봉합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치료에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언제 봉합할 것인가’ 였습니다.상처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빨리 꿰매는 것이 최선은 아닙니다. 주변 피부가 부족하거나 상처 상태가 좋지 않은데 억지로 봉합하면 오히려 상처가 다시 벌어지거나 피부가 괴사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깊고 넓은 상처가 발견되었다면 집에서 장기간 소독과 연고만으로 관리하기보다는 병원에서 상처의 깊이와 남아 있는 피부의 상태를 평가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큰 상처일수록 단순히 ‘빨리 닫는 것’보다, 상처가 제대로 아물 수 있는 상태를 만든 뒤 적절한 시점에 닫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