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의 메뉴인 병원 나들이 > '고양이도 양치질이 필요한가요?'의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고양이의 유치 갈이는 사람에 비하면 아주 빠른 시기에 일어납니다.
보통 생후 3-4개월령이 되면 앞니부터 빠지기 시작하구요. 사람이나 개와 달리 대부분의 고양이가 별도의 치과 진료 없이 성공적으로 이 갈이를 마치게 되는데, 이 시기는 생후 6-7개월 정도가 됩니다.

이 갈이 기간에는 유치가 흔들리면서 잇몸에서 출혈이 발행하고,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입에서 구취가 나는 경우가 있지만, 이 갈이가 모두 끝나면 다시 입 냄새가 줄어들지요. 이를 갈기 시작하는 시기는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각종 먹거리에 대한 기호성이 정해지는 시기이므로 이 맘때부터 슬슬 칫솔질 연습을 시키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사람도 다섯 가지 타고난 복 가운데 하나가 치아 이듯이 고양이에게도 치아는 아주 중요하답니다.

칫솔질에 적응하는 방법을 먼저 설명드릴게요.
먼저 고양이가 좋아하는 고기 맛 (주로 치킨 맛입니다)이 나는 치약을 준비하시고, 처음 1-2주는 손가락 1/3-1/2 마디 정도 양으로 치약을 짜서 입 주변에 발라줍니다. 식성이 좋은 아가들은 영양제 먹듯이 치약 끝 부분을 즐겁게 핥아 먹기도 합니다.

치약에 대한 적응기를 거치고 나면 이번에는 손으로 치약을 묻혀서 가볍게 앞니 앞부분과 어금니 부분에 묻혀 주기를 1-2주 정도 해 줍니다.

3-4주에 걸쳐 치약에 완전히 적응하고 나면 이제 칫솔을 빼어들 차례입니다. 시판되는 많은 칫솔들이 고양이와 개 겸용으로 나오지만, 같은 몸무게라고 하더라고 고양이가 개보다 치아도 작고 입 크기도 작기 때문에 야심 차게 칫솔질을 시작하려고 마음 먹어도 칫솔 크기에 보호자도 고양이도 기겁하여 금방 포기하게 됩니다.

칫솔을 고를 때는 고양이 용으로 사람 치간 칫솔 정도 크기의 작은 칫솔들이나 사람 아가용으로 나오는 아주 작은 칫솔을 선택합니다. 고양이의 까끌한 혀는 사람과는 달리 쉴새 없이 입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입 안쪽으로는 치석이 많이 끼지 않고, 게다가 바깥쪽 치아는 닦게 허락해 주어도 입 안쪽까지 참아 주는 고양이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칫솔질에 대한 거부감만 키우므로 천천히 시간을 두고 시도를 해 보다가 어렵다면 입 안 쪽은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은 치아를 싸고 있는 애나멜층이 충치 세균에 의해서 녹아 내리면서 까맣게 변하지만, 고양이에서 치아가 문제를 일으키는 건 좀 다릅니다. 고양이에서는 남아 있는 음식물과 충치 세균에 의해서 치석이 생기고 이 치석이 점점 쌓이면서 치아 바깥으로 두꺼워지게 됩니다.

주로 잇몸과 맞닿아 있는 부분에서부터 치석이 쌓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칫솔질은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칫솔을 쓸어 내리듯이 해 주어야 하지요. 치석이 가장 많이 생기는 치아는 울툴불퉁하게 생긴 어금니와 송곳니이므로 이 치아들을 중점으로 칫솔질을 합니다. 사람은 먹을 때마다 양치질을 하고 하루 3번이 권장되지만, 하루에도 여러 번 조금씩 자주 먹는 고양이들은 하루 한 번씩 칫솔질을 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자주 못하시는 분들도 규칙적으로 해주셔야 합니다.

치아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시판되는 것들도 종류가 제법 많은데요. 당연히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하루 한 번의 양치질입니다. 하지만, 어른 고양이에서의 칫솔질은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양치질이 불가능한 고양이라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치약이랑 유사하지만, 젤 형태로 나와서 잇몸에 문질러 주는 제품이나 물티슈 형태로 이를 닦아주고 버리게 되어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구취가 심한 아이들은 먹는 물에 타서 입 냄새를 줄일 수 있는 보조제가 있구요. 단단하고 큰 스낵 간식류로 치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하는 제품들과 국내에는 아직 시판되고 있지 않지만, 다른 사료와 섞어서 급여하면 치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건사료 처방식도 있습니다.

또한, 꾸준히 6개월 이상 소량씩 급여하면 침을 통해서 치석을 녹이고, 새롭게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보조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뿐만 아니라 두 세가지를 적용하여 우리 고양이에게 제일 잘 맞는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평소에 꾸준히 치아 관리를 해 준다면 스켈링은 안 해도 될까요?
치아 관리만으로 스켈링을 피해갈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사람도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은 스켈링이 권장되듯이 고양이도 필요합니다. 양치질을 잘 안 해도 충치가 하나도 없는 사람도 있지만, 어른이 되기 전에 이미 어금니를 모두 치료 받아야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고양이들도 아이들마다 유난히 치석이 잘 생기는 아이들이 있어서 주기적인 수의사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주식캔이나 생식 (자연식)을 급여하는 고양이들이 건사료를 주로 먹는 고양이들보다 치석이 더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사람과 달리 고양이는 스켈링을 하려면 전신마취가 필요한데요. 적어도 20분 이상 걸려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는데, 멀쩡한 정신으로는 절대 허락해 주지 않고, 스켈링 도구들은 매우 날카롭기 때문에 억지로 붙잡고 하면 위험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신마취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대부분의 보호자들에게서 스켈링은 큰 고민거리이지요. 하지만, 치석이 심하면 잇몸에 자극이 되어 치주염이 생기거나 치아의 뿌리까지 치석이 파고들면서 신경을 건드려 치통이 심하게 되고 식욕도 줄고, 예민해지므로 수의사의 정기적인 확인 하에 필요에 따라 스켈링을 해 주어야 합니다.

스켈링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8시간 이상 금식, 금수 후 병원에 내원하면 전신마취가 가능한지 건강상태는 괜찮은지 간과 신장 수치, 빈혈/탈수 여부, 염증 수치와 지혈 상태는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실시하고 문제가 없다면 스켈링을 진행합니다.

치아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스켈링에 소요되는 시간은 20-30분 전후이고, 마취에서 안전하게 깨는 것을 지켜보고 집에 가야 하므로 혈액검사부터 스켈링까지 총 반나절 정도 병원에 있어야 합니다. 스켈링 후에도 지속적인 양치질이나 치아 보조제의 급여가 필요하겠지요.

고양이에게는 치석말고도 자가면역성 질병 (자기 몸의 면역 세포가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질병)의 하나로 발생하는 면역매개성 치주염도 주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입니다. 또한, 어른 고양이라 하더라도 고양이의 치아는 약하기 때문에 부러져서 치수까지 드러나면 치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